"우린 AI 만드는 AI기업 … 올해 글로벌 매출 비중 25%로"

"우린 AI 만드는 AI기업 … 올해 글로벌 매출 비중 25%로"
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
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
도요타 공급 영상 AI 솔루션
불량 검수·화재 탐지 등 가능
우리 경쟁력은 데이터 라벨링
AI 모델 취약점 보완 과정 등
모두 자동화해 개발시간 줄여
필요한 기능 바로 추가할수도

보수적인 일본 산업에서 세계 최대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에 인공지능(AI) 기술을 공급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있다. 전시회에서 시연 장면을 보여주면서 오직 기술력만으로 도요타와 협력을 시작한 슈퍼브에이아이가 주인공이다.

2018년 슈퍼브에이아이를 창업한 김현수 대표는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개발을 모르는 사람들도 필요한 AI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며 슈퍼브에이아이를 "AI를 만드는 AI를 하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쉽게 정리하면 슈퍼브에이아이는 기업들이 사용하려는 AI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하는 작업부터, 해당 데이터를 학습시켜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자체 플랫폼 기술을 갖추고 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비전 AI에 특화된 기업이다. 어떤 기업은 CCTV가 촬영하는 실시간 영상을 활용해 화재와 같은 비상 상황을 빠르게 포착해 알리는 기술을 필요로 하며,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외관을 스캔해 불량품을 솎아내는 솔루션을 원하는 곳도 있다.

이처럼 영상 데이터를 활용하는 AI 기술이라면 모두 슈퍼브에이아이의 플랫폼을 통해 만들 수 있다.

김 대표는 "한국소방연구원과는 전기차의 화재를 탐지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전기차는 화재 발생 시 빠르게 불이 커지기 때문에 스파크나 연기가 발생할 때 빠르게 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야구단 KT 위즈의 경우 홈구장인 KT 위즈파크에서 관중들의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슈퍼브에이아이와 손잡고 주요 구역별 혼잡도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전광판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각 영역에 특화된 영상 분석 AI를 개발하는 기업은 많다. 다만 개별 솔루션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모두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는 드물다.

김 대표는 슈퍼브에이아이의 경쟁력으로 "데이터 라벨링을 자동화하는 것부터 필요한 데이터를 선별하는 작업, AI 모델 취약점을 보완하는 과정 등을 모두 자동화해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필요한 기능을 바로 개발해 추가할 수 있다는 확장성도 장점이다. 만약 기업에서 '화재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쓰러지는 것까지 탐지하고 싶다'라고 요구할 경우 별도의 솔루션을 만들 필요 없이 같은 플랫폼에서 기능을 추가로 구현할 수 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일본의 도요타, 일본제철 등 굵직한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제조업 기반인 두 곳 모두 불량품 검수 등의 다양한 제조 AI를 도입하기 위해 슈퍼브에이아이의 솔루션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도요타가 서비스를 쓰기 시작하다 보니 협력사로도 확장하는 등 연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일본의 전자제품 기업과 국립연구소 등에도 곧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한국 본사를 중심으로 미국 법인과 일본 법인을 두고 글로벌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매출 비중에서는 한국이 아직 절대적이다. 김 대표는 "올해는 글로벌 매출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려 한다. 전체 매출은 지역 상관없이 매년 2배씩 성장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는 미국 듀크대에서 전자공학과와 생명공학과를 졸업하고 박사 과정까지 다니다가 휴학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2016년 알파고가 세상에 충격을 알린 해에 SK텔레콤에 합류해 약 2년간 비전 AI와 로봇 등을 연구했다. 이후 그는 복학하지 않고 SK텔레콤 시절의 연구원들과 함께 창업을 결정했다. 첫 창업인데도 글로벌 대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로 꼽히는 와이콤비네이터의 눈에 들면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슈퍼브에이아이가 유치한 누적 투자금액은 약 490억원이다. 내년을 목표로 국내 증시 상장 또한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계획에 대해 "기술 측면에서는 독자적인 AI 기술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며, 일반인들도 체감할 수 있는 영역에서 AI 기술을 꾸준히 선보이면서 다양한 사례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퍼브에이아이의 솔루션은 KT 위즈의 홈구장 외에도 국내의 한 공항에도 조만간 도입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예전에는 'ML옵스 기업' 이런 표현을 사용해 굉장히 어렵고 체감도 되지 않았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야구장이나 공항처럼 일반인들이 주변에서 솔루션을 마주칠 수 있는 그런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