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브 인사이트] 로봇 데모 영상만 믿고 도입하면 안 되는 이유, 구글이 숫자로 공개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가 로봇 모델 세 종과 함께 성공률 표를 공개했습니다. 과제에 따라 32%에서 92%까지 갈린 숫자가 현장에 무엇을 남기는지 살펴봅니다.

[슈퍼브 인사이트] 전구는 92%, 쓰레받기는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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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8월 11일에 발행된 슈퍼브 인사이트 뉴스레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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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PERB Spotlight

7월 30일, 딥마인드가 한 번에 세 개를 공개했습니다

지난 7월 30일, 구글 딥마인드가 Gemini Robotics 2를 발표했습니다. 하나의 모델이 아니라 세 개입니다. 시각과 언어를 모터 제어로 바꾸는 VLA 모델 Gemini Robotics 2, 여러 단계 작업을 계획하고 로봇 간 협업을 조율하는 임바디드 추론 모델 ER 2, 로봇 본체에서 직접 돌아가는 경량 모델 On-Device 2입니다.

이전 세대가 책상 위 상반신 작업에 머물렀다면, 이번에는 걷기와 앉기와 물체 조작을 하나의 정책으로 묶었습니다. 검증에는 앱트로닉의 휴머노이드 아폴로 2, 보스턴 다이내믹스, 애자일 로봇, 프랑카의 하드웨어가 동원됐습니다. 발표문 저자는 딥마인드 로보틱스 총괄 캐롤라이나 파라다입니다.

전구는 92%, 쓰레받기는 32%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성능 자랑이 아니라 딥마인드가 스스로 공개한 성공률 표입니다.

  • 전신 조작(아폴로 2, 인스파이어 핸드): 책상에서 집기 68.4%, 선반에서 집기 76.3%, 바닥에서 집기 45.7%
  • 다지 정밀 조작(아폴로 2, 샤파웨이브 핸드): 전구 빼기 92%, 전구 끼우기 36%, 쓰레기봉투 묶기 44%, 지퍼백 밀봉 40%, 쓰레받기 쓸어담기 32%
  • 그리퍼 조작(프랑카 듀오): 집어 옮기기 74.2%, 공구 키팅 78.9%, 정밀 삽입 89.6%

같은 손으로 전구를 빼는 것은 92%, 끼우는 것은 36%입니다. 같은 모델, 같은 하드웨어인데 과제가 바뀌자 성공률이 56%포인트 벌어졌습니다.

구글은 제품 소개에서 이를 '인간 수준의 손재주'라고 표현했습니다. 이에 대해 기술 매체 XenoSpectrum은 해당 수치가 특정 로봇 몸체와 특정 과제에서 측정된 정확도일 뿐 가정이나 공장 업무 전반의 성공률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딥마인드 역시 동작 속도와 신뢰성에 개선할 부분이 남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편차는 현장에서 곧바로 비용으로 읽힙니다. 성공률 92%인 작업은 열 번에 한 번 사람이 손을 대면 되지만, 32%인 작업은 세 번 중 두 번을 사람이 받아내야 합니다. 같은 로봇을 놓고도 어떤 공정에 붙이느냐에 따라 투입 인력이 줄어들 수도, 오히려 감시 인력이 새로 필요해질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성공률이 갈린 자리를 보면 규칙성도 보입니다. 선반이나 책상처럼 물체 위치가 예측 가능한 환경은 높고, 바닥처럼 자세를 크게 바꿔야 하는 작업은 낮습니다. 힘 조절과 정렬이 동시에 필요한 작업(전구 끼우기, 지퍼백 밀봉)은 그 반대 작업(전구 빼기)보다 뚜렷하게 낮습니다.

1.5에서 2까지, 열 달

이번 발표는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닙니다. 딥마인드는 2025년 10월 Gemini Robotics 1.5 논문에서 서로 다른 로봇의 데이터를 함께 학습하는 모션 트랜스퍼 기법과, 행동 사이에 자연어로 추론을 끼워 넣는 구조를 이미 제시했습니다. On-Device 2가 새 로봇에 빠르게 적응하는 능력도 이때의 기법을 물려받은 것입니다.

1.5가 남긴 숙제는 몸이었습니다. 추론과 계획은 늘었지만 제어 범위는 책상 위 상반신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열 달 뒤인 이번 발표에서 다리와 몸통이 같은 정책 안으로 들어왔고, 그 결과가 바닥에서 집기 45.7%라는 숫자입니다.

경쟁 구도도 각자 다른 축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매출 없이 기업가치 11조 원을 인정받은 피지컬 인텔리전스가 로봇용 범용 모델 자체에 베팅했다면, 81시간 연속 라이브 데모를 감행한 피겨 AI는 실제 운영 시간으로 신뢰를 증명하려 했습니다. 딥마인드는 세 번째 길을 택한 셈입니다. 모델과 벤치마크를 같이 내놓고, 성적표를 먼저 공개했습니다.

계획하는 모델과 움직이는 모델을 나눴습니다

세 모델에는 위계가 있습니다. ER 2는 Gemini 3.5 Flash를 기반으로 최대 128K 컨텍스트를 쓰는 상위 플래너로, 사람과 대화하며 몇 분 단위의 작업 순서를 짭니다. 실제 모터 제어는 도구로 등록된 VLA에 넘기는 구조입니다.

로봇끼리의 협업도 여기서 나옵니다. 아폴로 2와 프랑카 F3 듀오처럼 생김새가 전혀 다른 로봇이 같은 의미 이해를 공유하면서 하위 작업을 주고받습니다. 다만 딥마인드는 조율 개념만 설명했을 뿐 구체적인 통신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안전에서는 ASIMOV-Agentic이라는 벤치마크를 함께 내놨습니다. 위험한 도구 호출을 거부하는지, 작업이 불가능해 보일 때 사람을 부르는지를 측정합니다. 모델과 평가 기준을 같은 날 함께 배포했습니다.

진짜 뉴스는 '예시 200개'입니다

On-Device 2는 클라우드 연결 없이 로봇 본체에서 이미지와 지시문, 관절 상태를 받아 동작을 내놓습니다. 딥마인드는 이 모델이 처음 보는 양팔 로봇에 예시 200개 미만, 몇 시간의 추가 학습으로 적응한다고 밝혔습니다. 모양도 센서도 자유도도 다른 로봇에 그 정도 분량이면 붙는다는 이야기입니다.

200개는 분명 적은 숫자입니다. 그런데 0개는 아닙니다. 대규모 로봇 데이터로 학습한 파운데이션 모델도, 새로운 몸과 새로운 작업 앞에서는 그 현장에서 모은 예시를 요구합니다.

서로 다른 양팔 로봇 6종이 각각 자율로 작업을 수행하는 장면
출처: Google DeepMind

한계도 함께 공개됐습니다. On-Device 2는 학습 분포를 벗어난 과제와 자유도가 높은 로봇 제어에서 여전히 약합니다. 배포 범위도 좁습니다. ER 2는 구글 AI 스튜디오에서 쓸 수 있지만, VLA와 On-Device 2는 신청서를 낸 얼리 액세스 파트너에게만 열려 있습니다.

적응 전후를 비교하면 이 200개의 무게가 더 분명해집니다. 기술 매체 MarkTechPost가 정리한 수치를 보면 SO101 플랫폼에서 성공률이 0%에서 53.3%로, Dexmate에서 24.4%에서 75.6%로 올랐습니다(공식 발표문에는 없는 보도 기준 수치입니다). 로봇의 몸이 바뀌는 순간 성능이 바닥으로 떨어졌다가, 그 현장에서 모은 예시로 다시 올라온 셈입니다.

Gemini Robotics 2 과제별 성공률 비교 그래프

엔터프라이즈가 주목해야 할 시사점

첫째, 로봇 도입 검토의 질문이 "할 수 있나"에서 "몇 퍼센트로 하나"로 옮겨갑니다.

딥마인드가 32%짜리 과제를 표에 그대로 실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데모 영상 한 편으로 가능성을 보여주던 단계에서, 과제별 성공률을 숫자로 내놓고 비교당하는 단계로 넘어왔다는 뜻입니다. 도입을 검토하는 쪽에서도 "우리 라인의 이 작업은 몇 퍼센트인가"를 물을 근거가 생겼습니다.

실무에서는 질문이 하나 더 붙습니다. 그 퍼센트를 누가, 어떤 조건에서 쟀는가입니다. 공급사가 자사 실험실에서 잰 숫자와 우리 공장의 조도, 분진, 작업물 편차 아래에서 나오는 숫자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검증 데이터셋은 발주처가 직접 쥐고 있어야 합니다.

둘째, 범용 모델이 강해질수록 '우리 현장 데이터'의 위치는 오히려 또렷해집니다.

예시 200개는 파운데이션 모델의 일반화 능력을 보여주는 숫자인 동시에, 그 능력이 현장에 닿으려면 반드시 현장에서 무언가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국내에서도 같은 판단이 보입니다. 씨메스로보틱스와 NC AI는 지난 7월 30일 현장 데이터가 가상환경 학습으로 이어지고 학습된 모델이 다시 현장에 적용되는 순환 구조를 목표로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맺었습니다.

셋째, 평가 기준을 남이 정하면 도입 기준도 남이 정하게 됩니다.

ASIMOV-Agentic처럼 안전 벤치마크까지 모델 공급자가 함께 배포하면, 이후 "이 로봇은 안전한가"라는 질문은 그 벤치마크의 문항 안에서만 논의되기 쉽습니다. 자사 현장의 위험 요소가 그 문항에 들어 있는지는 도입하는 쪽이 직접 확인해야 할 몫으로 남습니다.

산업안전 규정이나 사내 작업표준에 이미 적혀 있는 금지 동작과 예외 상황이, 공급자가 만든 평가 문항에는 대개 들어 있지 않습니다. 자사 기준을 검사 가능한 문항으로 옮겨 두지 않으면, 공급자가 낸 숫자를 우리 조건에 맞춰 해석할 방법이 없습니다.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이 새로운 몸에 적응하는 데 예시 200개를 요구하듯, 비전 모델도 지금까지는 새로운 클래스를 만날 때마다 재학습을 요구해 왔습니다. 슈퍼브에이아이가 택한 방식은 그 사이클 자체를 접는 것입니다. 산업 특화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 제로(ZERO)는 CVPR 2026 Foundational Few-Shot Object Detection 챌린지에서 mAP 53.9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2위 51.6, 베이스라인 33.3). 처음 보는 부품이나 결함도 프롬프트로 지정해 검출하는 방식이라, 새 클래스를 만날 때마다 학습 사이클을 처음부터 도는 부담을 줄입니다. 8월 11일 공개한 2.2 버전의 개선 내용은 블로그에 정리했습니다.

로봇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이제 공개된 표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 현장의 작업을 그 표에 올린다면, 지금 몇 퍼센트에서 시작하게 될까요?

✏️ SUPERB Curation

차문수 CTO의 추천:

Hugging Face, Papers with Code를 CLI와 AI Agent Skill로 제공

Hugging Face가 Papers with Code를 터미널과 AI 코딩 에이전트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pwc-cli를 공개했습니다. 웹사이트를 오가며 논문과 코드를 찾는 대신, CLI에서 논문을 검색하고 내용을 읽거나 분야별 벤치마크와 SOTA 모델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신·트렌딩·관련 연구 탐색은 물론, 선행·후속 연구의 흐름까지 살펴볼 수 있는데요.

특히 Skill 형태로 Codex, Cursor, OpenCode, Claude Code 등과 연동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데요. 코딩 에이전트가 pwc 명령을 이해하고 직접 사용하면서 필요한 논문이나 벤치마크, 관련 GitHub·프로젝트 리소스를 찾아 개발 과정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계정이나 API 토큰 없이 공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논문 탐색이 웹에서 정보를 '찾아 읽는' 작업을 넘어, AI 에이전트가 연구 정보를 코드 레벨에서 직접 탐색하고 활용하는 워크플로우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사례입니다.

👉 Hugging Face - Papers with Code 살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