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일의 재편] 확보한 시간 '기획·신뢰'에 쏟는 슈퍼브에이아이

슈퍼브에이아이가 AI 도입 후 달라진 일의 모습을 전했습니다. 3~5일 걸리던 뉴스레터 제작이 반나절로 줄면서 확보한 시간을 기획과 사람을 만나는 일에 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AI 콘텐츠가 넘쳐날수록 무엇을 말할지 정하고 신뢰를 만드는 사람의 역할은 더 커진다고 강조했습니다.

[AI시대 일의 재편] 확보한 시간 '기획·신뢰'에 쏟는 슈퍼브에이아이
정현지 슈퍼브에이아이 Product Advocate (제품 기술 커뮤니케이션 담당)가 블로터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AI를 통해 얻은 업무 효율과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사진=슈퍼브에이아이 제공
인공지능(AI) 시대에 재편되는 일자리의 양상을 짚어보고 기업과 개인의 대응 방안을 제시합니다.

"AI가 콘텐츠를 만드는 능력은 앞으로도 계속 좋아지겠지만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지 결정하고 사람들의 관심과 현장의 분위기를 읽는 능력, 적절한 사람들을 연결하고 신뢰 관계를 만들어가는 일까지 완전히 대신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과 기술 사이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발견하고 그것을 적절한 방식으로 연결해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정현지 슈퍼브에이아이 Product Advocate (제품 기술 커뮤니케이션 담당, 이하 정 PA)는 5일 <블로터>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비전 인텔리전스(Vision Intelligence) 기업인 슈퍼브에이아이는 산업 현장의 방대한 시각 데이터를 기업이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능형 데이터로 전환하는 비전 AI 플랫폼과 맞춤형 영상 분석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산업 특화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인 제로(ZERO)를 기반으로 피지컬 AI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3일 걸리던 뉴스레터가 반나절로… AI로 끌어올린 업무 효율

정 PA의 주 업무는 관련 업계 소식을 전하는 뉴스레터 발행과 회사 제품의 사용자 매뉴얼, 튜토리얼 등 다양한 기술 콘텐츠 제작이다. 그는 AI 도구 도입 이후 가장 크게 체감한 변화로 '압도적인 시간 단축'을 꼽았다.

과거 뉴스레터 한 호를 만들기 위해 쏟아지는 해외 매체를 직접 뒤지며 동향을 파악하는 데 3~5일이 걸렸다면 현재는 AI가 매일 메일함의 콘텐츠를 자동 취합하고 정리해 줘 발행 전날 반나절에서 하루면 초안 작성이 끝난다. 사용자 매뉴얼 역시 작성된 문서를 사내 AI에 입력하면 기능 목록, 화면 설계서 등 다양한 형태의 문서로 빠르게 재생산되며 디자인팀의 추가 작업 없이도 디자인 시스템을 즉각 적용할 수 있다.

업무 효율성 증가에 대해 정 PA는 "단순히 문서를 빨리 쓰는 것을 넘어 한 번 정리한 정보를 반복해서 활용할 수 있게 된 점에서 생산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느낀다"며 "예전에는 정보를 찾고 정리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썼다면 지금은 '우리 뉴스레터를 읽는 사람이 요즘 AI 업계에서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어떤 주제가 실제로 도움이 되는가', '이 정보에서 어떤 인사이트를 가져갈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데 시간을 쓴다"고 말했다. 이 부분이 오히려 사람이 더 깊이 고민해야 하는 영역이라는 게 정PA의 설명이다.

절약된 시간은 기획으로… 비개발자도 스스로 업무 도구 뚝딱

단순 정보 수집과 문서 작성에 쓰던 시간이 줄어들자 정 PA의 업무 범위는 제품을 알리는 온·오프라인 행사 기획 등 사람과 직접 맞닿는 업무로 자연스럽게 확장됐다. 실제로 그는 평소 리소스 한계로 시도하지 못했던 대규모 해커톤을 최근 직접 기획해 200명이 넘는 참가자를 모으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8월 슈퍼브AI와 B.D.A.I가 함께 진행한 AI 해커톤 현장/사진=슈퍼브에이아이 제공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코딩 에이전트를 활용한 업무 방식의 진화다. 정 PA는 해커톤 심사를 위해 참가자 결과물을 클라우드로 일일이 취합하던 번거로운 방식 대신 비개발자임에도 AI 코딩 에이전트의 도움을 받아 프로젝트 확인부터 통과 여부 및 의견 취합까지 가능한 '해커톤 심사보드'를 직접 개발해 실무에 적용했다.

정 PA는 이런 변화에 대해 "저에게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생각의 전환'인 것 같다"며 "예전에는 반복적이고 번거로운 작업을 만나면 그 작업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처리할지를 먼저 생각했지만 지금은 '이 작업 자체를 AI를 이용해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도구로 만들어버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AI가 제 기존 업무를 없앴다기보다는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을 줄여주면서 더 기획적이고 사람과 맞닿아 있는 업무로 역할을 확장할 수 있게 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에 AI 정보 넘쳐날수록 커지는 '사람과 신뢰'의 가치

AI로 인해 업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 정 PA는 역설적으로 사람과 신뢰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단순히 AI를 사용할 줄 아는 것 보다는 확보한 정보와 시간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능력이 핵심 가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 PA는 온라인상에 AI가 그럴싸하게 정리해 놓은 완성도 높은 콘텐츠가 넘쳐날수록 대중들은 오히려 오프라인 이벤트나 기술 커뮤니티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주어진 정보가 정말 신뢰할 만한지, 누구의 설명을 믿고 들어야 하는지를 판별해 줄 사람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시점에 어떤 주제가 필요한지, 누구에게 이야기를 부탁해야 하는지, 적절한 기술자를 발굴해 사람들의 관심사와 연결하고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감각은 AI가 결코 완벽히 대신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앞으로도 AI를 적극 활용하면서 사람과 기술 사이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발견하고 의미 있는 연결과 신뢰를 만들어가는 데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