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LEADING COMPANIES(11) - 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
AI란 단어는 이제 기술 부문에서 매우 일상적으로 쓰인다. 그래서 투자업계는 AI 기업을 더 까다롭게 평가한다. 최근 투자 가뭄이 극심해지면서 평가 기준은 한층 더 까다로워졌다. 이 와중에 한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슈퍼브에이아이’가 22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 회사가 사용자 입장에서 AI를 도입하는 게 왜 어려운지부터 파고든 덕분이다. 박진호 대표는 사용자 입장에 서서 11번째 인터뷰이로 김현수 대표를 마주했다.
“이제 마케팅업계에서도 인공지능(AI)이 화두입니다. ‘AI 마케팅’이란 말이 정말 흔해졌어요. 실제 독일 스포츠패션 브랜드 아디다스도 AI 모델을 가지고 소비자 3억 명에 대해 1만 가지 넘는 속성을 분석해 고객 한 명이 3개월 이내에 운동화를 살 확률을 계산한다고 하잖아요. 순간 드는 생각이 ‘3억 명의 데이터를 어떻게 모으고 분류했지?’였습니다. 비단 마케팅 분야에서만 느끼는 바는 아니겠죠?”
박진호 뷰스컴퍼니 대표가 지난 10월 13일 서울 강남에 있는 슈퍼브에이아이(Superb AI) 사무실에서 김현수 대표를 만나 이런 고민을 털어놨다. 김 대표의 대답이 이어졌다.
“맞습니다. AI 업계의 고질적인 난제가 ‘데이터’죠. 정확히 보셨어요. AI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먼저 AI가 각종 데이터를 ‘정확하게 인지’해야 합니다. 최근 데이터 라벨링(Data Labeling)이라고 하잖아요. 그림이나 영상에서 사물이나 사람 등을 객체별로 따주고 라벨을 붙이는 일입니다. ‘데이터 라벨러’라는 직업도 생겨났는데, 아시다시피 3억 명의 데이터를 사람이 일일이 라벨링한다는 게 쉽지 않죠.”
(...중략)
앞으로 10년간 펼쳐질 메가트렌드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모든 기업이 AI를 도입하는 것이다. 사실 AI는 이제 거부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다. 지금 업계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 AI를 홀대하는 기업은 감히 미래가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그래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 한국 시장에서 AI에 대한 이해도가 몇 년 전보다 훨씬 높아졌고, 업계에 쌓인 노하우를 AI로 풀어 그간 놓쳤던 부분까지 잡아 비즈니스 기회로 연결하고자 하는 기업이 점점 늘고 있다는 점이다. AI가 만능은 아니지만, AI를 잘 이해하고 다룰 준비가 되어 있는 기업이라면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할 무기로 삼을 수 있다고 믿는다.
궁극적인 목표가 뭔가.
지금은 데이터 라벨링을 자동화할 수 있는 스위트를 밀고 있지만, 진짜 내가 고민하는 건 AI 개발 생태계다. 이는 머지않은 미래에 거의 모든 기업이 AI 도입에 나설 것이란 확신에서 비롯됐다. 그때가 되면 대기업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비교적 쉽게 AI 개발·도입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중소·중견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어떻게 하나. 우리 미션이 AI 기술 장벽을 낮추는 데 있는 까닭이다. 전 세계 개발자들이 세계 최대 오픈소스 코드 커뮤니티 ‘깃허브’에 들락거리듯, 우리도 전 세계 AI 개발자가 드나드는 AI 개발의 산실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