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M 기반 소버린 AI기술은 수비형…수출 가능한 공격형 산업 AI 키워야"
슈퍼브에이아이의 VFM '제로'는 한국이 글로벌 AI 시장을 선도할 핵심 기술입니다. 대규모 이미지 사전 학습으로 추가 학습 없이 산업 현장 즉시 적용이 가능하며, 적은 GPU로도 해외 업체 대비 뛰어난 성능과 우수한 탐지 능력을 구현합니다. 경량화 설계로 다양한 환경에서 쉽게 배포할 수 있어, 한국의 고도화된 산업 인프라와 결합하면 VFM 분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
이미지 인식·분석하는 VFM
품질 검사 등 제조업 현장 적용
LG전자 등 100여개 기업 제공

“지금 국가적 관심이 집중된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소버린 인공지능(AI) 기술은 외산 모델 독점을 막기 위한 ‘수비형’입니다. 반면 산업용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VFM) 분야는 세계 무대에 수출할 수 있는 ‘공격형’ 기술이죠.”
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사진)는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조업 강국인 한국이 산업용 비전 AI 모델로 글로벌 1등을 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대표가 2018년 창업한 슈퍼브에이아이는 LG전자, 퀄컴,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등 100여 개 기업에 AI 솔루션과 플랫폼을 제공해 온 비전 AI 전문 스타트업이다. 비전 AI는 영상, 그림 등 시각 정보를 인식한다. 텍스트 기반인 LLM이 언어 처리 분야에 활용되는 것처럼 VFM은 이미지 인식과 분석을 통해 제조업 품질 검사, 안전 관제 효율화, 물류 자동화 등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산업 현장에 즉시 적용 가능한 VFM인 ‘제로’를 최근 공개했다. 제로는 대규모 이미지를 사전 학습한 범용 AI 모델로, 별도 추가 학습 없이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 ‘5㎜짜리 나사를 분류해 줘’라고 입력하거나 5㎜ 나사 이미지를 업로드하는 것만으로 AI가 나사를 탐지해 수량이나 결함을 확인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복잡한 데이터 수집과 모델 재학습에 따르는 부담을 크게 줄였다”며 “기업이 별도 AI 팀과 대규모 인프라 투자 없이도 최첨단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시대를 여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제로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A100 8개를 활용해 개발했다. 해외 주요 업체가 A100 64~128개를 사용해 모델을 개발한 것과 비교해 효율을 높였다. 김 대표는 “데이터 큐레이션과 압축 분야의 기술과 노하우가 있었던 덕분”이라고 했다. 1억 개에 달하는 수집 데이터 중 90만 개를 선별해 학습에 활용했다.
제로의 성능은 VFM 분야에서 가장 앞선 중국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대표는 “자체 성능 분석에서 중국의 ‘욜로’와 ‘티렉스2’, 마이크로소프트(MS)의 ‘플로렌스2’, 구글의 ‘OWL v2’ 등 세계적인 모델보다 제로의 탐지 능력이 앞섰다”고 설명했다.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만큼 모델을 경량화해 파라미터(매개변수) 수를 10억 개 미만으로 설계했다. 연산량이 적어 에지 디바이스와 클라우드 등 다양한 환경에서 가볍게 배포할 수 있다. 월 이용료를 받는 구독형, 업체 전산 시스템에 설치하는 설치형, 연결 소프트웨어(API)를 제공하는 방식 등 판매 형태도 다양하다. 김 대표는 “현재 모델보다 더 경량화한 버전도 개발 중”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글로벌 빅테크가 장악한) LLM은 선진국과 기술 격차를 좁히는 것이 과제지만, VFM은 우리가 공격적으로 리딩할 수 있다”며 “한국은 제조·조선·반도체 등 고도화된 산업 인프라를 가진 몇 안 되는 국가로, 제조 데이터가 곧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