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4o는 어떻게 아이폰을 똑똑하게 만들까?

혁신의 아이콘이던 애플은 그동안 구글, 메타, 오픈AI 등 빅테크 기업들과는 다르게 유독 인공지능 활용에 있어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아이폰에 탑재된 시리(Siri)의 성능이 다소 떨어진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자체 LLM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은 물론이고, 챗GPT가 나왔을 때도 경쟁자들과는 다르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듯 했다.

그러던 애플이 별안간 충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2024년 6월 미국 쿠퍼티노에서 열린 ‘세계개발자연례회의(WWDC 2024)’에서 아이폰 16 등 자사 제품에 사용자의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유용하고 유의미한 지능형 기능을 제공하는  ‘애플 인텔리전스’를 탑재할 것을 밝힌 것이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오픈AI 사의 최신 멀티 모달 모델(Multimodal) GPT-4o가 애플 인텔리전스에 탑재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애플 인텔리전스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GPT-4o는 음성, 이미지, 텍스트 가릴 것 없이 모든 형태의 데이터의 인풋과 아웃풋이 자유자재로 가능한 오픈AI의 최신 멀티 모달 모델이다. GPT-4o는 모델 이름에서부터 이미 '모든 것'을 의미하는 'omni'라는 단어를 담고 있는 만큼 기존의 채팅 기반 언어 모델을 넘어서는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시리는 GPT-4o로 더욱 똑똑해질 수 있을까? 

애플 인텔리전스는 GPT-4o를 기반으로 한층 똑똑해진 시리를 서비스하고 기존 폐쇄성을 완화할 계획을 공개했다. 외부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시리 등 애플 인텔리전스를 결합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아이폰 사용자들은 새로운 차원의 인공지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세계개발자연례회의에서 애플은 시리의 다양한 활용 사례를 공개했는데, 예를 들어 시리는 회의록을 요약해 동료와 공유해달라는 요청을 처리해 주고, 이에 맞게 스케줄을 짜달라고 하면 짜주는 등 이용자의 각종 정보를 찾고 이해한다. 특정 자료가 이메일이나 문자, 사진첩 등 어디에 있는지 모를 때도 시리에게 물어보면 곧바로 찾아준다는 점도 시리의 편리한 점이다. 예를 들어 '엄마 비행기 도착 시간을 알려달라'라고 하면 이메일에 있는 항공편 정보를 통해 시간을 알려주고, 픽업하러 가는 일정을 이용자 개인 일정에 넣어주는 방식이다.

이처럼 애플이 스마트폰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아이폰에 최첨단 인공지능 기술의 집약체인 GPT-4o를 탑재할 계획을 밝히면서 생성형 AI 기반 스마트폰을 향한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반면에 갤럭시 24에 자사 생성형 AI 모델인 가우스(Gauss)를 탑재하면서 차별화와 인공지능 스마트폰 시장 선점을 노렸던 삼성전자는 애플과 오픈AI의 동맹을 통한 거대 경쟁자라는 위협에 맞서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2.  아키텍처 : 온디바이스(On-device)와 클라우드의 결합

애플 인텔리전스가 인공지능 엔지니어 사이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또 한 가지 원인은 바로 아키텍쳐에 있다. 인공지능 엔지니어들은 애플 인텔리전스가 모델 크기와 성능의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보통 생성형 AI는 매개변수가 많고 데이터의 수가 커질수록 천문학적인 계산 리소스를 필요로 한다. 스마트폰이나 온디바이스에 탑재되는 생성형 AI를 경량화하면서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이는 해결하기 쉽지 않은 과제다. 이처럼 생성형 AI의 커다란 모델 사이즈는 그동안 생성형 AI가 스마트폰과 같은 소형 전자기기에 탑재되는 것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방식을 결합한 서비스로 모델 서빙을 가능하도록 했다. 온디바이스 AI(기기 내장 AI)와 클라우드 AI(인터넷 연결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AI이며 애플의 운영체제(OS) 전반에 적용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오픈AI사의 최신 모델인 GPT-4o의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속도나 활용적인 측면에서 사용자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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