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AI 유니콘] ‘비전부터 피지컬까지’ 슈퍼브에이아이, AI 승부처 준비됐다

슈퍼브에이아이는 산업 특화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 '제로(ZERO)'를 필두로 피지컬 AI 인프라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습니다. MLOps 플랫폼과 영상관제 솔루션, 파운데이션 모델로 이어지는 전략적 삼각편대를 구축했으며, 삼성과 LG 등 100여 개 글로벌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술력을 입증했습니다. CVPR 2025 준우승 등 글로벌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피지컬 AI 데이터 인프라 리더로 도약하겠습니다.

[더AI 유니콘] ‘비전부터 피지컬까지’ 슈퍼브에이아이, AI 승부처 준비됐다
차문수 슈퍼브에이아이 CTO. /서재창 기자
  • 제로, GPU 8장으로 중국 빅테크 동급 성능 구현
  • MLOps 플랫폼·영상관제 솔루션·제로 삼각편대 갖춰
  • 피지컬 AI·VLA 모델로 미래 먹거리 선점

슈퍼브에이아이가 산업 특화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 ‘제로(ZERO)’ 출시를 기점으로 피지컬 AI 인프라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했다. 지난해에는 140억 원 규모 프리IPO 투자 유치, CVPR 2025 준우승, LG AI연구원 컨소시엄 합류까지 굵직한 성과를 냈다. 이에 차문수 슈퍼브에이아이 CTO를 만나 MLOps 플랫폼·버티컬 솔루션·파운데이션 모델로 구성된 전략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다.

◇ 제조·물류 현장 바꾸는 ‘파운데이션 모델’의 힘

AI 분야에서 ‘데이터가 많을수록 좋다’는 명제는 정답처럼 보인다. 슈퍼브에이아이는 그 공식에 이의를 제기한다. 차문수 CTO는 “얼마나 많이 넣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넣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슈퍼브에이아이(이하 슈퍼브)가 자체 개발한 데이터 큐레이션 기술은 1억 장의 로우 데이터 중 모델 성능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90만 장만을 정밀 선별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그 결과 A100 GPU 단 8장, 개발 기간 8개월로 글로벌 최상위 모델과 동등한 성능의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인 제로를 완성했다.

제로는 지난해 6월 공개된 산업 특화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이다. 제로샷 방식을 채택해 별도 학습 없이 텍스트 명령이나 예시 이미지 프롬프트만으로 제조 품질 검사, 안전 관제, 물류 자동화 등 37개 산업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이미 메타의 글로벌 표준 벤치마크인 LVIS에서 세계 정상급 성능을 입증했고, 비전AI학회 CVPR 2025 챌린지에서는 ‘개별 객체 탐지’ 부문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기록했다. 슈퍼브는 상위권에 든 유일한 한국 기업이었다.

차 CTO는 합성 데이터 분야에서도 디테일이 승패를 가른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양을 늘린다고 성능이 오르지 않는다. 어떤 데이터를 합성해 어느 빈 곳을 채워줄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 접근법은 글로벌 무대에서 검증됐다. 한화시스템즈 AI 챌린지에서 원본 데이터 500~1000장을 수만 장의 합성 데이터로 확장해 경쟁팀을 압도하며 1위를 차지한 것이다.

◇ 정제된 데이터와 도메인 노하우

산업 현장에서는 파편화한 데이터, 라벨링 파이프라인이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 빈번하다. 이에 슈퍼브의 MLOps 플랫폼이 해결책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삼성, LG전자, 현대차, SK텔레콤, 퀄컴 등 국내외 100개 이상의 기업이 슈퍼브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다. 버티컬 솔루션 측면에서는 산업 현장 안전 관제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모·조끼 미착용 탐지, 위험구역 침입, 작업자 쓰러짐, 화재·연기 실시간 감지 등에 대한 문의가 폭증한 것이다.

차 CTO는 “사람에게는 쉬운데 AI는 어려워하는 문제”라며, 난이도 높은 과제를 풀어내는 기술력이 대외 인지도를 높이는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한 예로, 풍력 타워 제조기업인 A사는 슈퍼브 솔루션 도입 후 자재 식별 정확도 99.9%를 달성했다. 이 같은 사례는 산업 현장에서 통하는 기술력을 입증한 레퍼런스로 자리 잡았다.

슈퍼브가 쌓아 올린 진입장벽은 견고하다. 이는 MLOps 플랫폼을 운영하며 축적한 다양한 산업군의 실제 데이터와 파이프라인 노하우다. 초기부터 ‘데이터를 어떻게 빠르게 정제해 모델을 만들 것인가’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다. 클라우드·온프레미스·하이브리드·엣지 디바이스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배포 환경 지원도 핵심 요소다. 전문 지식 체계의 내재화 역시 슈퍼브의 차별점이다. 이 과정에서 쌓인 도메인 지식은 모델 성능 수치로 환산되지 않는 무형의 경쟁 자산이다.

슈퍼브의 비즈니스 모델은 세 축이 서로를 강화하는 구조로 재편됐다. 이는 MLOps 플랫폼 ‘슈퍼브 플랫폼’, 영상관제·SOP 모니터링 중심의 버티컬 솔루션 ‘슈퍼브 VA’ 그리고 두 축의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인 제로로 구성된다. 수익 구조의 기반은 구독형 API 모델이다. 이 외에도 온프레미스 방식, 현장 단말에서 직접 추론하는 엣지 AI 배포 방식을 병행한다. 유통 채널도 AWS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글로벌 판매와 삼성SDS, NHN클라우드 등 국내 클라우드 파트너를 병행했다.

지역별 전략도 뚜렷하다. 한국 시장은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폭넓은 고객층을 기반으로 플랫폼·솔루션 양면 수요를 고르게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일본은 제조 대기업 중심으로 MLOps 플랫폼 계약이 이뤄지며, 미국은 플랫폼 API를 활용하는 AI 스타트업이 주 고객층이다. 차 CTO는 “올해는 VLM과 VLA에 특화한 방향으로 플랫폼을 진화시키는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며 멀티모달 고도화를 중점 과제로 꼽았다.

슈퍼브에이아이의 비전 파운데이션 모델 ‘제로(ZERO)’. /슈퍼브에이아이

◇ ‘비전에서 피지컬로’ 슈퍼브가 그리는 다음 국면

슈퍼브의 2026년 로드맵은 ‘지금 잘하는 것’을 지키면서 ‘아직 아무도 선점하지 못한 곳'을 향해 동시에 움직이는 이중 전략으로 요약된다. 당장의 실행 과제는 플랫폼의 VLM·VLA 특화 고도화와 버티컬 솔루션의 기능 확장이다. 오랫동안 MLOps 플랫폼은 완성도가 높은 만큼 추가 개발 여력이 줄었고, 그만큼의 자원이 버티컬 솔루션과 모델 고도화로 집중되는 흐름이다. 차 CTO는 “기존에 할 수 없었던 것을 많이 시도할 것”이라며, 전문가가 수행하던 업무를 AI가 대체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매출 구조 역시 쏠림 없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기존 MLOps 플랫폼 매출이 증가하는 동시에 영상관제·SOP 모니터링 등 버티컬 솔루션 매출도 나란히 성장하며 2025년 한 해 전반적인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2025년 140억 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 유치도 이 성장세를 시장이 인정한 결과다. 회사는 2026년 IPO를 목표로 재무 구조를 다듬고 있다.

중장기 판도를 가를 전선은 피지컬 AI다. LG AI연구원이 주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컨소시엄에 합류한 슈퍼브는 비전 담당 기업으로서 로봇이 배치될 실제 환경을 3D 디지털 트윈으로 복원하고, VLA 학습용 합성 데이터를 생성하는 핵심 기술 개발을 맡았다. 108만 프레임 규모의 한국형 주거 환경 데이터 구축도 이 흐름의 일부다. 가사 로봇, 물류 자동화, 휴머노이드 등 피지컬 AI가 현실화하는 미래에서, 데이터 수집 설계·구축·관리 전반의 인프라 역할을 차지하겠다는 의도다.

차 CTO는 피지컬 AI를 자율주행의 축소판으로 본다. “테슬라가 자율주행 파이프라인을 강조했던 것과 같은 흐름이 피지컬 AI에서도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 자율주행을 잘하는 기업이 손에 꼽히는 것처럼, 피지컬 AI 데이터 인프라를 제대로 갖춘 기업도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인식이다. 슈퍼브는 비전 AI 플랫폼 기업이라는 정체성과 피지컬 AI 시대의 데이터 인프라 기업이라는 미래의 포지션을 동시에 증명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